[딜라이트닷넷 창간 2주년/기획]⑤ 국내 x86 서버업체들이 보는 클라우드 / 시스코코리아

“여성 패션 못지 않게 유행에 민감한 것이 IT입니다. 20년 넘게 업계에 몸담아왔지만 저 역시 그 속도를 못 쫓아갈 정도이니까요. 클라우드 컴퓨팅요? 국내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느끼는 바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애매모호’, ‘오리무중’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여성 패션보다 더 빠른 것이 IT? 그럴 법도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개념과 단어가 등장하는 IT업계.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지만 1달 아니 1주일만 관련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도 쫓아가기 힘드니까요.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예상보다 좀 길게 가는 듯합니다. 2008년 본격 등장한 이후, 여전히 IT업계에서 가장 ‘핫(Hot)’한 단어이니까요.

시스코코리아 UCS(x86) 서버 담당 김훈 상무<사진>은 “여전히 클라우드 컴퓨팅은 고객 입장에서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인 것 같다”고 합니다.

“IBM과 HP, 시스코 등 각 벤더가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이야기가 다 다릅니다. 표준화가 안 되어 있다 보니 업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얘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현재 고객 입장에서는 결코 피할 수 없는 트렌드입니다. 김 훈 상무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자리잡기까지는 걸리는 시간이 적어도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을 보면 과거 블레이드 서버를 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HP에서 근무했을 때를
생각나게 합네요. 2000년대 초반에도 블레이드 서버가 뜬다 뜬다 했습니다만, 그렇지 못했죠. 블레이드 서버는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클라우드와 맞물려 좀 뜨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2009년 시스코는 x86 서버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관련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죠. 전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던 업체가 갑자기 왜 서버 시장에 뛰어들까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러다가 말겠지”이라고 여겨졌던 시스코의 인텔 프로세서 기반 컴퓨팅 장비(UCS, Unified Computing System)는 출시된지 2년여가 지난 현재 북미지역 x86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파급효과가 적은 편이지만요.

김훈 상무는 “
시스코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즉 가상화 기반 데이터센터 환경으로의 전환되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네트워킹과 접목한 컴퓨팅 시스템을 출시하게 됐다”며 “UCS는 이미 다양한 성능테스트에서 경쟁사 제품들을 앞질렀다”고 강조합니다.

마침 인터뷰 중에 김 상무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끝난 뒤 김 상무는 “공공기관의 가상 데스크톱(VDI) 구축 프로젝트에서 저희가 수주했다고 하네요. 경쟁사가 굉장히 공들였던 사이트였는데….”라면서 웃음지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서버 업체들은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서버만 얘기합니다. 그러나 시스코는 전체적인 아키텍처를 그려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사실 제가 시스코에 들어오기 전에는 네트워킹에 대해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환경에서는 네트워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어 그는 “쉽게 설명해볼까요. 집을 예로 들어보죠. 집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많은 가전제품이 있지요. TV나 냉장고가 고장나는 것은 데이터센터로 치면 개별 서버가 고장나는 셈입니다. 그러나 네트워크가 고장나는 것은 두꺼비집이 나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두꺼비집이 나가면 어떠한 가전제품도 사용할 수가 없지요. 데이터센터에서도 네트워킹에 장애가 나면 업무 마비로 이어지게 됩니다. 예전에는 네트워킹이 수도관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이건 완전히 두꺼비집 수준이죠”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네트워킹이 중요한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관련 시장의 최강자인 시스코 네트워크 솔루션과 결합된 x86 시스템이 얼마만큼 우수한지에 대해 김 상무는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한 편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시스코는 현재 그 어떠한 업체보다 다른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합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솔루션 제공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렇다보니 다소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시스코는 현재 VM웨어(가상화SW), EMC(스토리지)와 함께 ‘v블록’이라는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시트릭스-넷앱과 ‘플렉스포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패스트트랙’이라는 통합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시스코는 UCS와 네트워킹 장비를 담당합니다.


그러다보니 클라우드 프로젝트에서 종종 이러한 제품들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A라는 통합 솔루션이 수주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B라는 통합 솔루션이 수주하는 상황이다보니 표정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요즘 상황을 보면, 영원한 우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시로 이러한 딜(Deal)들이 발생하다보니 시스코는 2진으로 물러나서 지켜보는 입장입니다.”

그는 “패션이 가장 유행에 민감하다고 하는데, 저는 IT가 더 심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유행은 돌고 돕니다. 또 몇 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라며 기자를 배웅했습니다.

2011/10/12 00:19 2011/10/1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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