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오라클에 인수됐던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한국썬)가 정말 답답한 것 같습니다. 피인수 업체다보니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질 때까지 이와 관련된 어떠한 얘기도 속시원하게 할 수 없는 현재 상황때문이죠.
이러한 썬의 속사정과는 상관없이, 기존 고객들은 열심히 저울질을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괜히 썬 서버를 샀다가 유지보수율이 높은 오라클 제품과 엮여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더 많아지진 않을까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오죽하면 기존 오라클 고객사들은 "오라클과 계약을 맺는 동시에 갑이 아닌 을로 전락한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관련기사 참고> 시험대 오른 오라클, HW 유지보수정책은 어떻게?

그러나 최근 오라클에서 썬의 하드웨어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담은 광고 두 편을 선보이면서 조금씩 움직일 태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중 경쟁사인 IBM을 꼭 집어서 "썬+오라클은 더 빠르다(Sun+Oracel is faster(than IBM's fastest server))"라는 광고문구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오는 10월 개최되는 오라클의 '오픈월드' 행사에서 무엇인가 보여줄 태세를 갖추고 있는 듯 합니다.
이같은 움직임때문일까요. 드디어 한국썬의 천부영 대표<사진>가 고객들에게 입을 열고 있습니다.
천 대표는 지난해 12월 (우연찮게도) 한국오라클로 자리를 옮긴 유원식 대표의 뒤를 이어 한국썬의 수장을 맡게 됐지만, 반년도 되지 않은 지난 4월 이같은 악재(?)가 닥치고야 말았지요.

어찌됐든, 천 대표는 현재의 조직을 추스려 어떻게든 이끌어 나가야만 하고, 다행히 오라클에서도 이 같은 액션(?)을 취해주신 덕분에 고객들에게도 할 말이 생겼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천부영 대표는 자사의 고객들에게 일대일로 오라클에 인수된 이후 썬의 하드웨어, 솔라리스(Solaris) 및 기타제품과 관련된 입장을 밝힌 이메일을 개별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천 대표가 보내는 이메일은 "고객 여러분께서는 많이 궁금해 하시고 계실 내용들에 대해 오라클의 2가지 광고를 통해 명확히 풀어 드리려고 한다" "지난 9월 10일자 Wall Street Journal 표지 및 Yahoo Finance site에 실린 최신 오라클 광고를 소개 드린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고 하네요.
특히 오라클이 썬 하드웨어, 솔라리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인력 투입 및 썬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에 대해 이 광고에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이밖에 지난 8월 27일 Wall Street Journal 표지에 실린 오라클의 광고에서도 이러한 비전이 담겨있다고 하는데요.
천 대표는 "오라클은 10월 14일 개최되는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TPC-C 세계 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IBM 서버에서 실행되는 DB2 보다 월등한 성능의 썬 시스템에서 실행되는 오라클 DB의 TPC 벤치마크 결과를 입증할 것임을 약속하고 있습니다"라며 "이와 같은 양사의 조합이 저희 썬 고객에게 TCO 절감 및 최상의 솔루션과 하드웨어의 원스톱 서비스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이제 썬의 기술과 고객에 대한 오라클의 계획에 대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희를 믿고 기다려 주신 고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쓰여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사의 인수합병건은 여전히 유럽공정거래위원회에서의 승인이 지연되고 있어, 오라클 오픈월드 행사 전에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싶은 오라클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가 모두 완료되고, 썬에 대한 오라클의 비전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국썬도 예전처럼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텐데요. 고객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 썬의 바램처럼 고객들이 그때까지 기다려줄지도 의문이군요. 덕분에 신이 난 건, 대놓고 '윈백'을 외치는 경쟁사들 뿐인 것 같습니다.
2009/09/22 16:22 2009/09/22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