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올해 최대 IT이슈는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이에 대한 수많은 공방전이 오갔지만 분명한 대세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여기에 출사표를 던지고, 물밑에선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는 듯 합니다.

KT와 같은 통신업체는 물론, 삼성SDS, LG CNS와 같은 국내 대기업 계열 SI업체들까지 현재 활발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조만간 발표될 내용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두고 관련 업계의 실무진들이 컨퍼런스나 세미나 등에서 발표한 내용 중에 다양한 비유들이 업계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실까요?

2005년 KT가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클라우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해 온 솔루션박스의 박태하 사장은 “클라우드가 특출난 기술이어서 시장이 바뀔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위험하다. 아주 평범하고 이미 존재하던 기술들을 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클라우드” 라고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하기도 했지요.

관련기사 : “클라우드 서비스, ‘경험’이 경쟁력이다”

박 사장은 “기업들이 직접 하는 것보다 싸고, 편하고, 훨씬 믿을만하다고 평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어야 가치가 있는 것이고, 이를 위해선 오랜 기간 경험이 쌓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어느날 갑자기 완벽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고, 서비스를 장기간 해나가면서 섬세한 경험이 쌓여야 제대로 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 특별한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고객관점에서 고객이 편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론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솔루션박스의 솔루션은 현재 KT의 ICS(Internet Computing Service)에도 적용되고 있지요.

그런가 하면 HP본사의 던컨 캠벨 부사장은 최근 방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클라우드 컴퓨팅은 구름이 낀 것처럼 모호하다”라며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치는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가 병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했습니다.

캠밸 부사장은 “대부분의 조직 내에서도 여전히 '퍼블릭 클라우드(아마존이나 구글 등이 서비스 제공하는 상용 인프라)'와 '프라이빗 클라우드(기업 내부에 클라우드 환경을 조성하는 것)' 중 어느 것을 쓸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부터,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지요.

그는 “앞으로는 기업들이 부분적으로는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또 다른 부문에서는 기존 환경을 유지하는 등 특정 방식만을 고수하지 않는 하이브리드 IT 환경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HP 클라우드 컴퓨팅 담당 한인종 부장은 지난주 한국인터넷진흥협회와 진흥원이 개최한 미래 인터넷 기술 컨퍼런스(NGIT)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마치 10년 전 등장한  웹 브라우저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답니다.

그는 “1995년 넷스케이프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를 통해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이렇게까지 변화시킬지 상상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라”고 말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초기 성공적 모델들을 개발하고 시도하다보면, 향후 IT 생태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일찍이 포춘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달로 PC는 사망선고를 당하게 되지만, 결국 디지털 라이프는 더욱 풍부해 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고, 비즈니스 위크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출현은 마치 작은 발전기를 개별적으로 돌리다가 대형 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게 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관련법 제정이나 보안 이슈에 대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 보입니다.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업체의 경우, 심하면 심각한 업무마비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굉장히 중요한 해결과제입니다.(관련기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본격화되면 법적 논란 클 것”)


지속적인 기술 발전에 따라 이 같은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입장도 있는 반면, 확실한 제도적 정비 이후에 이를 구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향후 이러한 관점에서 저도 꼼꼼히 취재를 해 볼 작정입니다.
2009/09/30 14:59 2009/09/30 14:59
로벌 IT업체들의 ‘코피티션(Coopetiton)’ 전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코피티션’이란 단어는 협력이란 뜻의 ‘Cooperation’과 경쟁이란 뜻의 ‘Competition’의 합성어입니다.

사실 이 ‘코피티션’ 전략이라는 것은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것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최근엔 협력과 동시에 경쟁관계에도 놓인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지요.

특히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기존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던 영역에 진출하기 위해 해당분야의 업체를 인수하거나 별도의 사업부 설립을 통해 진출함으로써 갈수록 미묘한 관계에 놓여지고 있는 셈입니다.

과거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들이 진출하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는 그 분야의 다른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 왔었지만, 최근 ‘원스톱’ 혹은 ‘토털(Total)’ 서비스 제공 전략을 위한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한 기업이 관련된 모든 영역을 먹어치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IBM이나 HP와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하드웨어부터 서비스 영역에서도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확장하는 모습을 보면 언뜻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협력관계에 있던 업체들과의 관계를 곧바로 청산할 수도 없는 일이라, 조금 민망하겠죠?

제가 담당하고 있는 기업용 하드웨어 시장에선 최근 거대 SW기업 오라클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의 서버시장 진출 등이 이러한 상황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지요.

현재 이러한 상태(?)에 놓인 업체들로 HP와 오라클(서버), 시스코와 HP, IBM(데이터센터), HP와 캐논(프린터), 인텔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OS)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그러고 보니 제가 출입하고 있는 업체 중에는 HP의 코피티션이 유달리 많군요)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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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서버시장 진출…파장은
[분석] 안드로이드 넷북이 PC 시장에 미칠 영향은

일일이 꼭 집어서 얘기 않더라도 대충 아시겠죠?

물론 이들 업체들은 코피티터(Coopetitor)의 행보에 대해 “신경 안 쓴다”고 외면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들은 꽤 긴장해 있을 겁니다. 항상 서로를 예의주시하면서 말이죠.

이들의 협력 혹은 경쟁이 고객사들의 이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지만, 사실 이러한 상황은 고객들에게 간혹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어찌됐든, 이들의 관계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요즘 IT기업들의 행보는 그야말로 갈대와 같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수 있습니다.


2009/09/29 13:14 2009/09/29 13:14
지난 4월 오라클에 인수됐던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한국썬)가 정말 답답한 것 같습니다. 피인수 업체다보니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질 때까지 이와 관련된 어떠한 얘기도 속시원하게 할 수 없는 현재 상황때문이죠.
이러한 썬의 속사정과는 상관없이, 기존 고객들은 열심히 저울질을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괜히 썬 서버를 샀다가 유지보수율이 높은 오라클 제품과 엮여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더 많아지진 않을까 고민하는 모습입니다. 오죽하면 기존 오라클 고객사들은 "오라클과 계약을 맺는 동시에 갑이 아닌 을로 전락한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관련기사 참고> 시험대 오른 오라클, HW 유지보수정책은 어떻게?

그러나 최근 오라클에서 썬의 하드웨어 사업에 대한 의지를 담은 광고 두 편을 선보이면서 조금씩 움직일 태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중 경쟁사인 IBM을 꼭 집어서 "썬+오라클은 더 빠르다(Sun+Oracel is faster(than IBM's fastest server))"라는 광고문구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오는 10월 개최되는 오라클의 '오픈월드' 행사에서 무엇인가 보여줄 태세를 갖추고 있는 듯 합니다.
이같은 움직임때문일까요. 드디어 한국썬의 천부영 대표<사진>가 고객들에게 입을 열고 있습니다.
천 대표는 지난해 12월 (우연찮게도) 한국오라클로 자리를 옮긴 유원식 대표의 뒤를 이어 한국썬의 수장을 맡게 됐지만, 반년도 되지 않은 지난 4월 이같은 악재(?)가 닥치고야 말았지요.

어찌됐든, 천 대표는 현재의 조직을 추스려 어떻게든 이끌어 나가야만 하고, 다행히 오라클에서도 이 같은 액션(?)을 취해주신 덕분에 고객들에게도 할 말이 생겼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천부영 대표는 자사의 고객들에게 일대일로 오라클에 인수된 이후 썬의 하드웨어, 솔라리스(Solaris) 및 기타제품과 관련된 입장을 밝힌 이메일을 개별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천 대표가 보내는 이메일은 "고객 여러분께서는 많이 궁금해 하시고 계실 내용들에 대해 오라클의 2가지 광고를 통해 명확히 풀어 드리려고 한다" "지난 9월 10일자 Wall Street Journal 표지 및 Yahoo Finance site에 실린 최신 오라클 광고를 소개 드린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고 하네요.
특히 오라클이 썬 하드웨어, 솔라리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인력 투입 및 썬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에 대해 이 광고에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이밖에 지난 8월 27일 Wall Street Journal 표지에 실린 오라클의 광고에서도 이러한 비전이 담겨있다고 하는데요.
천 대표는 "오라클은 10월 14일 개최되는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TPC-C 세계 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IBM 서버에서 실행되는 DB2 보다 월등한 성능의 썬 시스템에서 실행되는 오라클 DB의 TPC 벤치마크 결과를 입증할 것임을 약속하고 있습니다"라며 "이와 같은 양사의 조합이 저희 썬 고객에게 TCO 절감 및 최상의 솔루션과 하드웨어의 원스톱 서비스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이제 썬의 기술과 고객에 대한 오라클의 계획에 대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희를 믿고 기다려 주신 고객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쓰여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사의 인수합병건은 여전히 유럽공정거래위원회에서의 승인이 지연되고 있어, 오라클 오픈월드 행사 전에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싶은 오라클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가 모두 완료되고, 썬에 대한 오라클의 비전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국썬도 예전처럼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텐데요. 고객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 썬의 바램처럼 고객들이 그때까지 기다려줄지도 의문이군요. 덕분에 신이 난 건, 대놓고 '윈백'을 외치는 경쟁사들 뿐인 것 같습니다.
2009/09/22 16:22 2009/09/22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