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서버 사업만 놓고 보면 IBM과 HP는 몇년 전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다. x86부터 유닉스 서버, 메인프레임까지 부딪히지 않는 사업 영역이 없었다. 특히 HP는 IBM 메인프레임의 대항마로써, 이를 자사의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HP의‘메인프레임 어택’전략은 실제로 시장에 먹혀들어갔고 특히 국내의 경우 그 비중이 높았다. 물론 그 중에는 HP 뿐만 아니라 IBM 유닉스 서버로의 이전 비중도 꽤 됐다. 실제 이러한 관계 때문에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튼 어퍼이스트사이트 파크애버뉴에서 열린 IBM 메인프레임 탄생 50주년 기념 행사장 맞은 편 도로에선 HP의 다소 귀여운(?) 마케팅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HP는 이날“50년 후의 메인프레임은 새로운 스타일의 IT를 받아들여야 한다(After 50 years of the mainframe it is time to embrace the new style of IT)”라는 표어를 담은 트럭 2대를 행사장 맞은편 도로에 정차시켜뒀다.(뉴욕 시내에선 도로에 불법 주정차시킬 경우, 과태료가 최소 150달러 이상이라고 들었는데, 2대이니 300달러 이상은 들었을 듯) ‘새로운 스타일의 IT(the new style of IT)’는 HP 멕 휘트먼 회장이 최근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이기도 하다. 어찌됐든 현재 유닉스 서버 시장에선 IBM이, x86 서버 시장에선 HP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런데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서버 시장에서 최근 IBM은 자사의 x86 서버 사업부를 중국 PC업체인 레노버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 등 하이엔드 시스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HP는 x86서버와 유닉스 서버 사업부를 합쳤으며, 기존 인텔이나 AMD 기반 CPU 이외에 저전력 ARM 프로세서 기반의 ‘문샷’서버 등 획기적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IBM은 복잡하고 관리가 어려운 x86 서버를 자사의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으로 업사이징, 반대로 HP는 에너지 효율성과 가격을 무기로 이러한 하이엔드 시스템을 x86 혹은 문샷과 같은 서버로 다운사이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양사가 가진 기술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IBM은 서버 업체로는 거의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 생산하고 있다. 범용적인 인텔칩 등을 갖고는 기존과 같이 서버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계산이다. 반면 x86과 유닉스 서버 모두 인텔칩에 의존하고 있는 HP로써는 대량 구매를 통해 비용 효율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10년 후, 아니 당장 1년 후엔 이들의 서버 사업이 어떠한 모습일지 주목된다. 또한 이와는 별개로 양사 모두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양사의 스타일은 대조적이다. HP는 오픈소스인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 IBM은 지난해 인수한 소프트레이어의 베어베탈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2014/04/15 08:11 2014/04/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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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4년 2월 3일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거래소(KRX)의 차세대 시스템(엑스추어플러스)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하드웨어 측면에서
는 증권업계 최초로 x86 플랫폼을 도입했다는 것이 특이한데요.

도대체 왜 KRX는 기존에 사용하던 유닉스에서 x86 플랫폼으로 차세대 시스템의 하드웨어 교체를 결정했을까요. 더군다나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시스템(엑스추어
)이 운영된 지 불과 3년밖에 안된 상황에서 말입니다.

다양한 이유와 관측이 있겠지만, 크게 3가지 정도로 교체 이유를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개발자 및 기술 생태계, 둘째는 x86 서버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 셋째 유닉스->리눅스로의 전환 등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즉 특정 이유가 아닌 IT 생태계의 환경 변화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이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유닉스 기반의 KRX의 IT시스템(엑스추어)은 전세계 주요 국가의 매매체결시스템 중 최하위의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문체결 속도에
따라 투자자들의 수익률이나 거래소에서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은 엄청나게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거래소 측은 이번 차세대를 통해 초당처리속도와 지연속도를 향상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차세대 시스템을 통해 거래소는 초당처리건수(TPS)는 2만 TPS이상, 호가 처리속도(지연속도)는 기존보다 285배 향상된 70마이크로초(μs) 이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 수치는 KRX가 처음 시스템 아키텍처를 구상했을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국가의 거래소에서 시스템 투자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함에 따라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세가지 이유를 하나하나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x86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개발자 및 기술 생태계는 KRX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 역시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시스템에서 x86 서버로 하드웨어를 교체하게끔 만들었는데요.

x86 서버의 경우, 무어의 법칙 등에 따라 매년 아키텍처와 코어 등에서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되는 등의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x86 서버는 기술 표준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서버 업체에서 출시하고 있는 범용 제품입니다. 이는 곧 규모의 경제라는 표현으로 바꿀 수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x86 서버의 성능 향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도 속도를 맞추고 있는 것이지요. 유닉스 서버의 경우, 업체마다 CPU와 아키텍처 등이 상이합니다. 주요 기술도 3~5년을 주기로 개발돼 다소 긴 편이지요.

예를 들어 통신 인터페이스를 살펴봤을 때 유닉스나 x86 서버 둘 다 똑같이 PCI익스프레스를 씁니다. 그러나 대역폭이 향상된 PCI익스프레스 카드 신제품이 나왔을 때 x86 서버는 이를 바로 채택할 수 있는 반면, 유닉스 서버는 좀 더 시간이 걸립니다. 유닉스 서버에서 이를 채택하려고 하면 CPU 등도 함께 바꿔야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현재 1600메가바이트 DDR3 메모리가 나와 있지만, 유닉스 서버는 여전히 DDR2만 지원합니다. 유닉스 서버에서 이를 채택하려면 역시 CPU를 교체해야 합니다.

네트워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유닉스 서버에서는 10기가비트이더넷(10GbE)까지만 지원하는 반면, 리눅스 기반의 x86 환경에서는 40GbE, 인피니밴드까지 지원됩니다. 또한 같은 10GbE라고 하더라도 커널 I/O등의 기술차이에 따라 x86 서버가 최대 8배 정도까지 전달 속도가 높다고 합니다.

한 서버업체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주문속도를 높이려면 CPU 연산속도와 메모리, 네트워크, 입출력(I/O) 카드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결합돼야 한다”며 “그러나 x86 플랫폼의 경우 신제품이 나오면 바로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반면, 유닉스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지난해 전세계 서버 출하량을 살펴보면 총 820만대의 서버가 공급됐습니다. 이중 유닉스 서버는 약 2~3%에 불과한 20만대가 팔렸습니다. 물론 매출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 규모의 경제를 생각했을 때 메모리나 네트워크 카드 제조업체에선 유닉스 서버를 지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지요. 특히 유닉스 프로세서(칩)는 업체마다 서로 다른 아키텍처를 갖고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개발자 생태계 역시 영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유닉스 개발자보다는 광범위한 상태계의 x86 개발자들을 통해 유연하게 원하는 신기술 구현을 더 빨리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커널 뿌리가 유사한 유닉스에
서 리눅스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상황만 봐도 그렇습니다.

즉, 거래소 측은 원하는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x86 플랫폼을 통해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증권거래소들의 트렌드도 그렇구요.

비용을 따졌을 때, x86 서버가 유닉스 서버보다 결코 싸게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1대당 가격을 따지면 x86서버가 훨씬 싸겠지요. 그러나 안정성이 중요한 거래소의 시스템은 고가용성을 위해 x86 서버를 액티브-액티브 형태의 클러스터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
거래소가 구축하는 실제 하드웨어 인프라 비용은 기존의 10% 가량을 줄일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아마도 KRX는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시킨 후에도 계속해서 신기술을 적용해 주문 체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때에도 x86 플랫폼의 장점은 드러납니다. x86 플랫폼 환경에서는 인프라 레이어와 비즈니스 레이어가 분리돼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하드웨어 신제품으로 교체도 가능합니다.(물론 거래소의 주문 체결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단순히 하드웨어 인프라를 교체하는 것이 만능은 아닙니다. 주문 체결 속도에는 IT시스템 뿐만 아니라 각 국가마다의 법적규제(컴플라이언스) 등의 다양한 이슈 작용하고
있으니까요)

x86은 그동안 전 산업군에 꾸준히 기간 시스템으로 보급돼왔습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안정성을 이유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에 아직도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당 처리와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증권거래시스템에 x86이 도입되면 금융권의 IT시스템 투자 기조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구축사례를 중요시하는 금융권에 하나의 의미있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KRX의 x86도입이 업계에 던지는 화두는 그래서 중요해 보입니다.

2012/08/02 15:04 2012/08/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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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이런 배신은 없죠. 카이사르(시저)가 부르투스한테 칼 맞은 이후로 최대의 배신이 아닐까 합니다. 여전히 오라클 DB가 가장 잘 돌아가는 하드웨어는 바로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기반의 HP 유닉스 서버입니다.”

한국HP ESSN(엔터프라이
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총괄) 및 아시아태평양 BCS 사업부 총괄 전인호 부사장이 최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작정한 듯이 오라클에 쓴소리를 했습니다.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고 지난해 오라클이 향후 출시되는 자사의 소프트웨어에는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동안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해오던 HP와 오라클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죠. 특히 이러한 결정은 전 HP CEO였던 마크 허드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HP에서 쫓겨나고 오라클 공동 사장으로 옮긴 이후 발표된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이날 전 부사장은 오라클에 대해 모처럼 강한 어조로 비판을 했는데요

그는 “사실 HP 입장에서는 이제 오라클 DB도 아쉬울 것이 없다. SAP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있고, 심지어 일본에서는 히타치DB도 있다”며 “더 이상 고객들이 오라클에 협박당하
지 않도록 적극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오라클이 최근 출시한다고 발표한 12c의 경우 지원하는 프로세서에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IBM 파워 시스템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게다가 최근 오라클(썬)의 하드웨어 전략 로드맵을 보면 2015년에 최상위급 제품이 나오는데 시기상 너무 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라클이 썬 인수했다고 호박이 수박되냐”며 “반도체 업체에 따르면 라인 하나 개발하는데 7조원이 든다고 하는데, 향후 오라클의 차세대 개발 플랫폼은 x86이랑 스팍(SPARC) 밖에 없다. 그러다가 스팍 안 팔리면 그냥 접을꺼냐”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이어 “이는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오라클의 수장이 법무책임자(리걸 디렉터)고 바뀌고 있는 것을 보면 이는 분명 고객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그동안 메인프레임에 대항하면서 양사가 공동으로 펀딩을 만들고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들에게는 오라클의 행태는 분명 부도덕하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금융권 고객들이 기존 메인프레임에서 HP 유닉스+오라클 DB의 조합으로 옮긴 바 있습니다.

그는 “HP의 지적재산권(IP)을 무료로 풀면서까지 함께 만든 고객들에게 이러한 선택(아이태니엄 지원 중단)은 전세계 고객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적인 측면보다 감정적인 문제도 걸려있는 만큼, 최근 진행 중인 법적 분쟁 등도 조만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동안 전 부사장은 오라클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한 적은 있어도 이처럼 직설적인 어조로 신랄하게 깐(?)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그동안 심정적으로 느낀 배신감이 컸다는 뜻이고, 바꾸어 말하면 이러한 오라클의 전략이 HP의 영업 활동에 방해를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전 부사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APJ) 지역의 BCS(비즈니스 크리티컬 시스템) 사업부의 수장으로 업무가 변경됐습니다. BCS 사업부는 유닉스 서버와 같이 기업의 핵심 업무에 주로 쓰이는 시스템을 총괄하는 부서입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자사의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한 가장 성공적인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성공한 유닉스 다운사이징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오라클과의 협력이 잘 됐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HP는 최근 다양한 서버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오딧세이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인텔 아이태니엄 기반 유닉스 서버와 제온 프로세서 기반의 x86 서버를 하나의 엔클로저(박스)안에서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HP-UX(HP유닉스
운영체제)와 논스톱, 윈도, 리눅스 등을 하나의 동시에 구동할 수 있게 됩니다.

관련기사 하드웨어 명가 HP “문샷·오딧세이 프로젝트로 획기적 반전”

이렇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는 유닉스 박스의 안정적인 플랫폼에서 x86 애플리케이션까지 돌릴 수 있게 되면서 아이태니엄 사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향후 이들의 관계가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선택은 고객의 몫일 것입니다.
2011/12/21 10:07 2011/12/21 10:07